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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내가 보는 것들

[책 리뷰] '라플라스의 마녀' + 영화감상 후기_책 추천

by RITRI 2020. 10. 4.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보고서 대체 라플라스의 마녀가 무슨 뜻일까 하고 궁금해서 책을 보기 시작했다. 물론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에 대한 믿음도 있었지만, 제목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한몫했다.

 

 

스포 있음

스포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음

 

 

 

 어느 날 마도카는 엄마와 함께 외갓집에 갔다가 허리케인을 만나게 되고, 그 허리케인으로 인해 엄마를 잃는 사고를 겪는다. 그 시각 마도카의 아버지인 우하라 박사는 한 소년의 수술로 인해 그 사고를 피한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후 전직 경찰이었던 다케오는 한 소녀의 경호업무를 맡게 되고, 그 무렵 한 온천마을에서 황화수소로 인한 사망사건이 발생한다. 지구과학 교수인 아오에 교수는 그 사고의 조사에 전문가로서 참여하게 된다. 그 마을에서 신경 쓰이는 행동을 하는 마도카를 만나게 되는데.. 얼마 후 같은 사건이 또 일어나고 그 사건의 분석에도 참여하게 된 아오에 교수는 또다시 마도카를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 그 사건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게 되고 그 사건이 단순 사고라고 하는 것에 의구심을 품고 수사를 하는 나카오카 형사를 만나게 되면서 점점 그 사건에 깊게 관여하기 시작한다.

 

 

https://www.aladin.co.kr

 

라플라스의 마녀

일본 추리소설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2015년, 데뷔 30주년 기념작으로 선보인 작품. 가도카와 쇼텐 출판사 창립 70주년 기념작이기도 한 이번 작품은 제31회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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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연결

 사실 이 책을 처음에 읽다 보면, 각각의 인물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너무나도 다른 일들이라 이 사건들이 어떻게 연결될 것인가에 대해서 궁금해진다. 읽다 보면 그냥 다 다른 이야기 같은데 책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각 사건들이 정말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서 놀라울 정도이다. 많은 인물들이 하나의 사건으로 얽히게 되는데 매듭이 하나씩 묶여가는 부분들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서 읽는 동안에도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처음에는 몇몇의 인물들을 제외하고 다들 전혀 상관없고 모르는 사이로 시작하지만 하나의 사건으로 모여들면서 결국 연결된다.

 


02. 반전

 이건 스포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읽지 말고 넘어가 주길 바란다. 최대한 대놓고 쓰지 않도록 노력할 생각이지만 읽지 않은 상태라면 몰라도 읽는 도중에는 알아차리게 될 수 있다. 읽는 도중에 반전을 눈치챈다면 기분이 좋지 않을 테니까..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중반부에 울 뻔한 적이 있다. 한 가족의 이야기인데, 슬퍼하고 그리워하며 쓴 글이 너무 절절하고 상황이 너무 슬퍼서 그랬던 걸까. 작중의 인물들도 그 글의 독자로서 나와 비슷한 느낌을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결말에 가까워질수록 그 사람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그 글에 공감하며 슬퍼했던 일이 후회가 된다.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 있을까.... 좀 많이 배신감이 든다. 나쁜 사람은 따로 있는 줄 알았는데 확실히 속았다.


03. VS 영화

https://movie.naver.com

 

라플라스의 마녀

유명 온천 휴양지, 영화 제작자의 시신이 발견된다.사인은 황화수소 중독.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형적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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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보고 난 후 영화를 봤다. 책을 보기 전부터 영화의 존재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책을 아직 보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패스했었다. 분명 책이 더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추리물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영화를 먼저 보고 그 결말을 알게 되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원작 소설이 있는 영화는 원작 소설의 재미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걸 생각해서라도 영화를 먼저 보기는 싫었다. 

 영화에 대한 감상을 먼저 말하자면 실망... 그렇게 기대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원작이 정말 재밌어서 영화도 어느 정도 재미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일단 캐릭터들이 하는 행동이 너무 뒤죽박죽이 되어 버렸다고 해야 하나, 인물들과 각 사건들의 연결성이 책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책의 분량이 너무 많아서 그걸 영화에 다 담을 수 없었다고 쳐도 그 이유만으로 이해해 줄 수 없다. 분량의 문제를 생각하더라도 굳이 그렇게 해야 했을까 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대체 왜 필요한 부분들은 맘대로 빼고 바꾸고 했으면서 책에 없는 내용들을 넣었는지 모르겠다. 그 시간에 필요한 부분을 좀 더 넣지.. 그리고 연출의 문제인 것일까 아니면 내가 이미 알고 있어서 그런 것일까. 반전 부분을 책으로 읽을 때는 정말 어떻게 이런 일이.... 하는 느낌이었지만 영화에서는... 아니었다. 좀 더 영화만의 장점이 느껴지는 표현법이 있었을 텐데 그걸 살려서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서 너무 아쉬울 따름이다.


04. 제목에 대하여

 이건 스포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읽지 말고 넘어가 주길 바란다. 

 이 책의 시작이 제목이었던 만큼 읽는 동안에도 계속 제목의 의미는 대체 무엇인가에 대해 궁금해했다. 다행히 작중에서 이 제목의 의미에 대해 알 수 있는 자세한 설명이 나오는데, 물리학, 수리학과 관련된 개념이었다. '라플라스의 마녀'는 우하라 마도카를 지칭하는 명칭이다. 마도카와 겐토가 현재의 여러 요소를 분석하여 미래에 대한 예측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걸 두고 라플라스의 악마, 라플라스의 마녀라고 하는 것이다. 작중의 모든 사건도 이 능력을 통해 실현된다. 이 외에도 '나비에 스트로크 방정식' 등의 여러 수학적, 물리적인 개념이 많이 나오는데 충분한 설명이 이루어지는 덕분에 읽는데 큰 문제는 없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정말 천재인가 보다. 

이제 마력의 태동 읽으러 가야겠다.